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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2-09 09:07
[새전북신문 채수찬 칼럼]혼란 속 보수와 진보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071  
혼란 속 보수와 진보 

2011년 12월 06일 (화)  채수찬 카이스트 교수  . 


 
30년전 새 사냥을 하다가 깨달은 게 있다. 공기총을 들고 새들을 따라가면 그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걸 알고 도망간다. 그런데 그들은 자기 영역이 있어 절대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잠시 피해 멀리 도망갔다가 다시 오면 될 텐데 자기 영역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잡히고 만다.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무리 위험이 닥쳐도 자기 틀 속에서 빙빙돌다가 망하는 수가 많다. 개인만 그런 게 아니고 집단도 마찬가지다. 어느 집단도 어떤 프레임에 갇히면 벗어나지 못한다. 한국의 정당들도 스스로의 틀 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보수다 나는 진보다 하는 틀이 있어 모든 이슈를 그 틀에서만 본다. 사회가 변화했기 때문에 기존의 틀 가지고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한데도 그 안에 갇혀 있다. 나는 보수니까 무상급식에 반대, 나는 진보니까 FTA에 반대 이런 식이다.

최근 보수와 진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는 움직임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를 추진하는 사람들도 같은 틀 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를 중도 신당이라고 하는데 중도란 보수와 진보의 가운데라는 의미이지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십여 년전 영국에서 나온 제3의 길도 같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우선 알아야 될 것은 보수 진보의 구분은 시대를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보면 원래 민주당은 남부의 지주층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세력이었고 공화당은 북부 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진보적인 세력이었으나, 세월이 가면서 민주당이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진보적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민주당의 뿌리는 원래 지주층 중심의 한민당 등 보수정당이었고 한나라당의 뿌리는 상공인중심의 공화당으로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세력이었으나, 산업화의 심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당이 더 진보적인 정당이 되었다. 다시 말해 주도적인 산업의 변화에 따라 진보와 보수도 바뀌어 왔다.

지금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또 한번 기존의 보수와 진보의 틀로 담을 수 없는 경제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식산업으로의 이동이 그것이다. 산업 과도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용문제이다.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이행할 때도 '이촌향도' 등 노동력의 이동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심각했다. 요즘 대학졸업생들의 실업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효율적인 노동자원의 배분과 아울러 형평성 있는 소득 분배 방식을 찾는 것도 변화기의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커다란 산업변화에 맞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아직 창출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 것은 산업과 기술 발전의 방향이 불분명한 과도기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상상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여 새로운 방향을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어쩌면 행동보다 생각이 더 필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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